임신 중 몸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임신을 하는 순간 엄마의 몸은 비상 체제에 돌입한다. 태아의 성장에 따라 자궁이 커지고, 내부 장기의 여러 부위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호르몬의 분비량이 변화하면서 다양한 신체적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증상들 때문에 놀라거나 당황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임신부라면 누구나 시기에 따라 겪게 되는 임신 중 나타나는 증상에 대해 일산차병원 산부인과(분만센터) 이민진 교수가 자세히 설명했다.
0~14weeks, 초기:
입덧, 방광염, 대하증, 빈뇨, 저혈당성 현기증
입덧
입덧은 임신한 여성 중 50% 이상이 경험할 정도로 임신 중 나타나는 증상이며, 이 중 약 0.5~2% 정도는 병원에서 의사의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심한 임신과다구토를 경험한다. 보통 임신 5주~6주 사이에 시작되어 임신 9주~13주 정도에 가장 심해진다. 임신 중기인 16주~18주가 되면 거의 호전된다. 증상이 심할 경우 디클렉틱(doxylamine, pyridoxine) 약물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방광염
임신 중 급성 방광염은 1~2%에서 발생하는데 임신을 하면 자궁이 커지며 방광을 눌러 방광염에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전형적으로 방광염은 심한 빈뇨, 잔뇨감, 절박뇨, 배뇨 곤란 등의 증상이 발생하고 대개 발열은 없다. 소변검사에서는 농뇨, 세균뇨, 적혈구가 보통 발견된다. 방광염을 방치할 경우 신장으로 염증이 전이되어 신우신염으로 발전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조산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초기에 치료해야 한다.
대하증
임신을 하게 되면 호르몬의 영향으로 질의 분비물이 많아지게 된다. 이는 자궁경관의 점액 양이 증가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목욕을 자주 하고 속옷을 자주 갈아입는 것이 도움이 된다.
빈뇨
임신 초기에는 자주 소변을 보는 빈뇨 증상이 나타난다. 자궁이 커지면서 방광을 압박하기 때문에 방광이 용적이 작이지므로 적은 소변량에도 요의를 느끼게 된다. 4개월 이후는 자궁이 방광 위로 올라가면서 이런 증상이 줄어든다.
저혈당성 현기증
임신 초기에는 입덧으로 인해 영양 공급이 부족해지며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면서 현기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현기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선한 과일이나 제철 식재료로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15~28 weeks, 중기:
변비, 요통, 가려움증, 피부 변색, 임신성 치은염
변비
임신부의 1/4이 변비를 호소할 정도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태아가 대장을 압박하면서 변이 원활하게 내려가지 않고, 호르몬 변화로 장 운동을 촉진하는 ‘모타린’ 분비는 적어지는 대신 장운동을 억제시키는 ‘프로게스테론’ 분비는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임신 중 반드시 챙겨먹어야 하는 철분제의 철 성분은 변을 딱딱하게 하여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다. 변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분과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고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으며, 심한 경우 의사와 상담 후 안전한 약을 처방받아 사용해 볼 수 있다.
요통
임신 중기에 허리 통증이 생기는 이유는 배가 불러오면서 복근이 팽창하고, 자궁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정맥이 눌리면서 혈류 장애가 생기고, 불어난 체중으로 허리에도 무리가 가면서 통증이 심해지게 된다. 평소 수영, 가벼운 에어로빅, 걷기 등의 유산소운동을 하고, 임신 말기에는 허리가 뒤로 휘어지지 않도록 임산부용 복대를 착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가려움증
임신 중기에는 배꼽 주변에서 시작해 온 몸으로 번지는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임신부가 많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음식과 스트레스, 체질적인 요인이나 호르몬의 영향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대개 분만 2~3일 후 자연 소실된다.
피부변색
피부변색은 대부분 임신부에게 관찰되며, 주로 멜라닌 세포 자극 호르몬(MSH)과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같은 여성 호르몬 증가가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살이 접히는 겨드랑이·사타구니와 유두·유륜·성기 주변에 흔하게 생기고, 백선(복부 중앙선)에 발생하기도 한다. 임신 중에는 약물 치료가 어려우므로 평소 자외선 차단을 잘 해야 하며 출산 후 미백관리, 레이저시술, 미백연고 등을 사용해 호전시킬 수 있다.
임신성 치은염
임신 시 잇몸이 자주 붓고 피가 나는 '임신성 치은염' 이 발생할 수 있다. 임신 중 호르몬 변화로 인해 평소보다 잇몸이 더욱 자주 붓게 되고, 혈관 벽이 얇아지면서 피가 나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치과의 진단 및 상담에 따라 스케일링 치료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8~42 weeks, 후기:
부종, 다리 경련, 발목 통증, 갈비뼈 통증, 요실금
부종
부종은 임신 중 아주 흔한 증상으로 약 50~80% 정도가 경험하며 특히 임신 후기에 잘 발생한다. 하지만 얼굴이나 손, 또는 발이 갑작스럽게 심하게 붓고 혈압이 상승하는 등 임신중독증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다리 경련
임신 중기부터 후기에는 다리 경련이 잘 생긴다. 근섬유에 산이 축적되어 경련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증세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거나 다리를 쭉 펴고 발꿈치부터 움직이기 시작해서 발목과 발가락을 부드럽게 풀어주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발목 통증
임신 후기에 접어들면 간혹 발목이 아파 걷기 힘들어하는 임신부들이 있다. 태아의 머리가 출산 준비를 위해 조금씩 밑으로 내려가면서 신경을 압박하여 발목에 통증이 생기는 것으로, 하복부와 대퇴부까지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통증이 지속된다면 쿠션을 받쳐 다리를 올린 다음 누워서 휴식을 취하면 완화된다.
갈비뼈 통증
임신부 갈비뼈 통증은 태아가 뱃속에서 자라면서 자궁도 배 위로 점점 커져 흉부를 압박하면서 생긴다. 또한 아기가 활발히 움직이면서 갈비뼈를 발로 차서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오른쪽 갈비뼈에 통증을 호소하는데, 자궁이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기 때문으로 이럴 때는 왼쪽으로 누운 상태에서 따뜻한 수건 등으로 핫팩을 해주면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요실금
요실금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변이 나오는 현상으로, 임신 시에는 분만을 돕는 호르몬 릴렉신의 분비량이 늘면서 방광을 이완시켜 나타난다. 주로 임신 말기에 많이 발생하며, 출산 후에는 더욱 자주 이어진다. 개인 차가 크지만 출산 후 3개월이 넘도록 지속된다면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고 치료해야 한다.
일산차병원 산부인과(분만센터)
이민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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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전 상담, 임신 중 관리, 정밀초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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